메이크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피부를 어떻게 표현하느냐, 입니다. 프라이머로 모공을 메우고, 그 위에 파운데이션을 올려봅시다. 매끄럽게 정돈된 피부가 보이시죠? 아, 칙칙한 부위나 붉은 자국이 있는 부분은 보색으로 톤보정을 해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 그래야 좀 더 균일한 피부가 된답니다. 참고로 노란색이나 초록색은
붉은 톤을 잡아주고, 분홍색은 푸르고 창백한 톤을 잡아줍니다. 사실
어떤 도구를 이용하는지도 완벽한 피부 표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모가 길든 짧든 파운데이션용
브러쉬는 무조건 탱탱해야 합니다. 포슬포슬한 브러쉬로는 사람의 잔주름들을 충분히 메꿀 수가 없거든요.
이렇게 몇 단계를 거친 피부를 보십시오. 윤기나고, 매끄럽고, 아름답죠? 조금
실망한 표정인데요. 그럴 수도 있죠. 이런 방식으로 피부가
하루아침에 바뀐다면 그건 마법이겠죠. 그럼 이건 어떠세요? 요즘
제가 밀고있는 방식인데, 이건 일반적인 메이크업 방법과는 약간 다릅니다. 조금 아플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확히 59분만에 어떤 피부든 가장 완벽하게 매끄러운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한 시간만에 기적을 보실 수 있는 거예요. 어때요, 들어보시겠어요?
좋습니다. 그럼 일단 바늘이 필요한데요. 이 바늘로 피부의 모든 모공을 하나씩 찔러야 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모공 크기보다도 작은 바늘이라 하나도 아프지 않답니다. 혹시 보톡스
주사 맞아본 적 있나요? 그거 맞을 때 아팠어요? 그렇죠? 아프지 않았죠? 주사바늘이 굉장히 가늘어서 그래요. 이 바늘도 마찬가지예요. 바늘을 찔러야 하는 이유요? 음, 사실 저만의 비법이라 알려주지 않으려고 했는데요. 피부만 정돈되면 너무 예쁘실 분이라서 말씀드릴게요.
사실 이 바늘은 일반적인 바늘은 아닙니다. 고체형 프라이머 알갱이가
씌워진 바늘이에요. 그래서 모공을 찌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알갱이를 모공 속에 넣는 셈이 됩니다. 프라이머가 뭔지는 아시죠? 네, 그렇죠. 주 성분은 실리콘이고 피부표현에 들어가기 전에 모공과 잔주름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죠. 그래서 모든 모공에 이 고체형 프라이머를 넣고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모공 따위가 보일 틈조차 생기지 않는 거예요. 이제 이해가 되시나요? 피부에 나쁘겠다고요? 그것도 걱정하지 마세요. 모공은 일반적으로 분비물이 배출되는 곳입니다. 들어가는 곳이 아니죠. 그래서 모공이 프라이머 알갱이를 계속 밀어내기
때문에 유분으로 화장이 무너질 때 함께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최대 6시간밖에 버티지 못해요. 그러니까
6시간 이내에 완벽한 피부를 보여줘야 할 때는 유용한 화장 방법인 거죠. 자, 어때요? 이 방법으로 메이크업 한번 받아보실래요?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일단 고체형 프라이머를 가져올게요.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서 보여드릴게요. 어때요? 알갱이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작죠? 아까는 조금 의아한 표정이었는데, 보여드리니까 확실히 표정이 밝네요! 그럼 시작할게요.
…
아프진 않으시죠? 조금만 있으면 끝나요~ 어, 그런데 아까부터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혹시 XX중학교 3학년 3반
아니셨어요? 아무리 봐도 제가 알던 친구랑 비슷하게 생기시고, 이름도
똑같아서요. 맞아요? 와,
이런 우연도 다 있네요. 그 당시에 제가 거기 살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거든요. 여기서 꽤 먼 지역에 있던 학교인데, 여기까지 와서 보다니 진짜
우연이 아니라 운명인가봐요, 그렇죠?
그때는 참… 친구들도 저도 어렸어요.
같이 다니던 무리가 있었는데 학교에서 친구들 돈을 뺏거나 괴롭히고 다녔거든요. 그리고 같은
반에 진~짜 여드름이 많았던 애가 한 명 있었는데, 거의
학교에서 걔 괴롭히는 게 일상이었어요. 사실 말하기 조금 민망할 정도로 나쁜 짓이긴 한데요. 언제는 친구들끼리 걔 얼굴에 있던 여드름을 다 터트리면서 개수를 세어본 적도 있어요. 거짓말 안하고 한 150개는 있었어요. 바늘로 여드름을 하나하나 찌를 때마다 묘한 쾌감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한번만 찔러보고 말자고 했었는데, 제가 너무 재밌어서 계속 찌르다가 전부 터트려버렸어요. 다 하고 나니까 걔 얼굴이 거의 곰보에 피범벅이 되었더라고요. 그리고
다음 날 걔가 학교에 안 나왔는데, 졸업할 때까지도 나오지 않았어요.
제가 많이 어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솔직히 많이 심했어요. 그치? 너 그때 찢어 죽여버리고 싶었어.
자, 꿀꿀한 얘기는 그만 하고. 내가
아까 59분이면 다 끝난다고 했지? 다 됐네? 근데 왜 1시간도 아니고 59분인
줄 알아? 사실 완벽하게 밀착되려면 1분은 더 걸리긴 해. 59분동안 모공에 넣고, 1분동안은 너 구경해야 되거든. 그거 알아? 벌써 너 모공 존나 커지고 있어. 모공에 넣은 거 1시간 지나면 팽창해서 터져. 이 기계가 1초에 5번
정도는 찌르니까 17,000개 정도는 얼굴에 박혔겠네?
그때 나 무지 아팠어… 게다가 무슨 드러운 바늘을 구했는지 얼굴에
온갖 세균이 감염되서 병원다녔어… 그래서 전학까지 갔잖아… 넌
그때 어땠어? 곰보 빵같이 생겼다고 사진 찍었던 건 지웠어? 대답해봐, 응? 곰보같이 생긴 게.
<Beauty, 끝>
댓글 없음:
댓글 쓰기